2010. 새해를 시작하며. 일기장 등등등 EDIT
by , 2010.01.01 19:10, 0 Comments, 0 Trackbacks
새로운 한해가 밝았다.
첫날이 저물어간다.
2010년은 공연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잠실 롯데호텔에 있는 클럽 MEGA CC에서 2010년 1월 1일 0시 카운타 다운 공연으로 한 해가 시작된다.
글쎄,
새해를 문란하게, 흥청망청하게 시작한 기분이다.
럭셔리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술에 취해 춤을 추며 시작하는 새해.
그리 좋아보이진 않았다.
공연이 끝나고 얼른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와 잠을 잤다.
중학생 때 무조건 집을 나와 형들과 방황하며 밤을 지새울 때나,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거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던 시절이나,
새벽이 되면 택시비가 없어 혹은 아까워서 좌석버스를 타고 갈아타고 갈아타서
돌아와야 하는 가난한 생활은 변함이 없다.
한참이 걸려서 돌아온 집에서 자고 11시쯤에나 일어나니 집엔 아무도 없다.
다들 나갔다. 떡국이나 새배 대신 TV와 함께 시작한 첫날은
한참동안이나 홈쇼핑 채널을 틀어놓았다.
홈쇼핑채널에선 월 15만원을 저축하면 1억이 된다는 복리식 장기 재태크 상품을 광고중이었다.
20분 가량이나 틀어놓았지만 매달 10만원을 내기란.... 글쎄, 10년, 20년, 30년 정도 부어야 한다는데.
밥먹으면서 연애대상 재방송을 봤다.
계속 울컥하고, 울음이 쏟아지려 했다.
무한도전이 봅슬레이에 성공했을 때,
수상자들이 이경실에게 감사해하며,
그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들의 눈물은 무엇이었을까.
감격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오늘 난 계획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을 했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지진 피해자들에게
필리핀과 베트남에 있는 태풍 켓사나 피해자들에게
아프리카의 홍수 피해자들에게
북한 어린이들에게
분쟁지역 아동들에게
코트디부아르 사람들에게
아프리카 말리의 신생아들에게
내 가난한 영혼과 가난한 주머니에서
돈 몇푼을 내어놓았다.
감격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감동은 언제 생기는가.
어떤 순간에 행복한가.
내가 누구를 얼마나 도울 수 있을까,
또,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가 넓어질 수도 있었지만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좁은 마음과 교만하기 짝이 없고,
나이가 먹어갈 수록 사람에 대한 불신이 늘어가고,
내 맘대로 안되면 짜증과 화가 끊이지 않는 모습으로 변해온 내가 2010년에 있다.
밖에 나가기 위해 샤워를 하며 생각이 들었다.
연예대상을 받은 고현정이 무릎팍도사에서 조인성이 유머있고 겸손하다고 칭찬했는데,
겸손한 '품성'은 만들어질 수 있을까? 도저히 교만한 사람도 겸손해질 수 있을까.
내가 겸손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겸손해질 수 있을까.
어떤 사건으로 인한 자각이 있으면 사람이 속까지 겸손하게 변하는게 가능할까.
소년의 집 보육사 근무지침에는 아이들이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사람이 되라는 것과
비슷한 내용이 있다.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만.
나는 그런 능력을 잃어버렸다. 아마 절에서 나와서부터였던가...
오래전에 나에겐 고민과 비밀을 나에게 털어놓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만나자고 하는 사람조차 없다.
언제 한번 봐야지 하고 말을 하는 사람은 있지만, 나와 이야기하기를 즐거이 여기는 이는 없어졌다.
내 시건방이 하늘을 찌르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기엔 '이래야 한다'는 틀이 너무 많아졌다.
마음공부를 해서 더 넓어진게 아니라 마음공부를 했다는 자만심에,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는 상이 너무 많아진게 나를 고립시켰다.
내가 나를 도울 수 있을까.
내가 누군가를 도울 수 있을까.
우리가 세상을 돕고 바꿀 수 있을까.
새해첫날, 오늘은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부자들의 연희에 악사가 되는 것이 아닌,
가난한 이들과 함께 행복해하고 서로 눈물 흘릴 날이 있을지 상상해본다.
나누면 행복감을 느낀다. 감동이 있는 삶을 살면 순간순간이 찬란해질거다.